역학칼럼

삼명(三命)

청무장 2010. 10. 7. 17:41

삼명三命에 대하여

 

명리학의 서적 가운데 삼명을 제목으로 사용하는 것들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발간된 바, 조선 시대의원천강오성삼명지남》《자평삼명통변연원이나 현대의 최국봉(2009)삼명통신등이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명리학 서적으로삼명통회를 비롯하여낙록자삼명소식부》《삼명지미부》《이연음양삼명등이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삼명은 아직 연구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명리학 사전에서조차 항목으로 채택되지 못한 것이 좋은 사례이다. 이러한 사정은 한국이나 중국 모두 비슷한 수준이다. 사전류로 한국의 신육천(1986)사주명리학대사전(대구:갑을당), 박재완(1993 교정판)명리사전, 한중수 조성우(1994) 역학대사전(서울:) 등이나 중국의 장기성(1995:증정본) 역학대사전(북경:화북출판사)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김승동(1998)역사상사전(부산:부산대학교 출판부), 박주현(2002)낭월사주용어사전(서울:동학사) 등이나 일본에서의 명리학 사전인 구석애풍龜石厓風(1978 증보)사주추명학사전·하는 항목으로 채택되었으나 전체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설명 없이 단어만 나열하고 있다. 다만 중국도교협회와 소주도교협회(1993)에서 공동으로 낸도교대사전은 예외로 5항목까지를 들고 있다.

다만 최근 한국에서 최국봉(2009)삼명통신이란 번역서를 내면서 삼명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중국의 서적에서 독립된 항목으로 취급한 것은 그래도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 성과는 아직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적어도 삼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명리학의 핵심을 접근하지 못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된다.

 

백호통의의 생각을 따라가면, 대략 아래와 같다.

사람의 명에는 3 가지가 있다. 사람에 따라 수명壽命을 받아서 한도를 지키며 살고 조명遭命을 받아서 억울한 불행을 당하게 되고 수명隨命을 받아서 한만큼 상응하여 받는다.

수명壽命이 제일 좋은 명이다. 예를 들면, ‘문주왕이 중년의 나이에 천명을 받았고 50년 동안 왕위를 누렸다라고 할 때가 바로 이 수명에 해당된다.

수명隨命은 개인의 행실에 따라 받는 명이다. 예를 들면, ‘[유호씨가] 삼정에 게을리 하고 내버려두니 하늘이 이로 인해 국운 또는 개인의 운명을 끓어버린다.’ 다른 보기를 들면, 백성들로 하여금 인에 힘쓰고 의를 세우게 되면서 하늘에 게을러서는 아니 된다. 만약 하늘에 게으르게 한다면 사명司命이 잘못한 언행을 들추어낸다. 이 경우 당사자는 이 일로 파멸된다. 이러한 개념이다.

조운遭命은 누군가 닥치는 대로 죽이고 빼앗는 시대를 만날 경우 위로는 혼란을 일삼는 군주가 있고 아래로는 재앙과 이변이 꼭 일어난다.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나 숱한 사람의 생명을 죽게 만든다. 예컨대 황하가 도시를 습격해서 사록 지방이 사라졌다. 이것은 조명의 사례이다. 염백우冉伯牛는 올곧게 행동하고 옳은 말을 했으나 혐오시하는 질병이 걸렸다. 이것도 조명인 것이다.

이러한백호통의의 논리는 왕충(27~?)의 논리로 재조정된다.논형백호통의수명壽命대신에 정명正命이란 용어로 바꿔서 사용한다. 미국에서 대학 교수로 활동하는 중국의 학자 육치극은중국명리학사론에서 왕충의 이러한 논리를 자연정명론이라고 했다.

행위의 선악과 화복길흉의 관계에 있어서의 모순, 즉 성[행위의 선천적 원동력]과 명[경우를 규정하는 선천적 필연성]의 관련이 선한 원인과 선한 결과의 법칙을 가지고 설명할 없다. 이러한 배경을 둔 유가의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명리학에서의 삼명은 이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이러한 개념은 조선 시대 기술 국가 시험 제1과목이었던원천강오성삼명지남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조미론이 그것이다. 조미론은 만민영 삼명통회12에도 수록되어 있다. 원천강은 당 나라 초창기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양의[음양]가 열리고 60갑자가 생겼다. 장차 3三元[··인원]3三才[··]를 만들고 4 계절은 4[네 개의 기둥]가 되었다. 그리고 천간은 복록의 근본이 되므로 일생의 직위 고저를 결정한다. 지지는 운명의 기본이므로 목숨의 원래의 시작과 끝이라는 세 가지 한계[인간의 운명을 초분, 중분, 말분 등으로 나누는 일]를 펼친다.

 

이 인용문은 우주가 생겨서 인간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음과 양으로 나뉘고 60갑자가 나왔다. 그리하여 천··3원은 3재를 만들고 4 절기는 4 기둥을 만든다는 것이다. 양의가 2, 삼원과 삼재가 3, 네 절기와 네 기둥이 4로 전개된다는 숫자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천간은 인간의 복록을 담당하므로 직위가 높고 낮음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지는 인간이 운명을 담당하므로 얼마나 오래 살고 일찍 죽을 것인지 초분·중년·종분으로 나누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즉 천간은 복록을, 지지는 인간의 수명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이허중명서의 이허중도 원천강과 같은 당 나라 사람이다.

 

삼원이란 것은 천간이 녹이고, 지지가 명이며 납음이 몸[]이니, 각기 쇠락과 생왕의 입지를 나누게 담당하게 된다. 천간은 명예, 녹록, 고귀, 권한을 주로 하여 입고 먹는 것의 기반이 된다. 지지는 돈과 보석, 재물의 축적을 주로 하여 얻음과 잃음, 번영과 고사[메마름]의 본원이 된다. 납음은 능숙하게 재료로 다루고 안정되게 기구[그릇]으로 취급하는 것을 주로 하여 인륜의 조종이 된다.

원천강이 천간:복록지지:수명의 양분론이라면 이허중은 여기에 납음:인륜이란 잣대를 더 보태고 있다. 그런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천간은 의식주[명예·복록·고귀·권한와 관련된], 지지는 경제적 쇠락과 번영을 각각 담당한다는 것이다. 납음은 의식주와 경제적 쇠락과 번영을 인간사에 어떻게 다룰 것인지 즉 인륜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원천강과 이허중의 천간과 지지의 담당하는 역할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시 인간의 짧은 평균 수명을 고려할 때, 이허중의 의식주와 경제적 인륜적 과제를 각각 천간·지지·납음에 연결시키는 것은 의외로 여겨진다. 다만 인간의 수명을 초분·중분·종분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이허중의 속뜻일지도 모른다.

자평삼명통변연원에 와서야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명이 있어서 태어나게 된다. 반드시 일월의 주인이 있다는 것은 시기에 위탁하는 것이 된다. 그리하여 천원에의 형벌로 인하여 10간이 나타나고 지원에의 배열로 12지가 표현되고 납음에의 포진으로 5행이 된다. 그러므로 삼명의 서책이라 한다.

 

 

이 인용문은자평삼명통변연원이 남송 나라 보우(1253~58) 전지옹錢芝翁의 발문 머리 부분이다.

이 글을 보면, 서자평은 원천강과 이허중의 논리를 절충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이허중보다 원천강에 가까운 듯하다. 하여튼자평삼명통변연원은 당 나라 시대[618~907]보다 후대인 남송 나라 시대[1127~1279]의 산물이다. 천간·지지·납음라는 삼분법 형태를 유지하면서 처음으로 ‘5을 동원한 것이다. 흔히 서자평의 평가 가운데 중심의 하나가 오로지 5행이 중심이 되고 납음이 중심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서자평에 대한 명리학적 논리를 전개하는 것은 납음의 포진이 바로 5이라는 것과 대치되는 평가이다. 이는 아직 연구가 깊지 못하여 해결하지 못했거나 판본과 주석자들의 덧붙임과 관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서자평은 천상[천간]에서는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여 형벌에 따라 10가지 종류로 나누고 지상[지지]에서는 그에 따라 12가지 종류로 배열하고 개인[납음]에 있어서 5 가지 종류의 일들이 펼쳐진다는 명리학적 개념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여튼 서자평은 우리나라 명리학의 역사에 있어서 떠오르고 가라앉음이 분명한 사람이다. 세종 무렵에 등장하여 정조 무렵에 퇴출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명리학=자평학이라고 할 정도로 또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이 부분에 대하여는 뒤에 다시 논의할 것이다.

금당琴堂이 말하길, 사람은 하늘이 내려준 품성으로 삼명이 있다. 삼명이란 천원 지원 인원을 일컫는다.

맹지덕의옥조신응진경이 가로대, 삼명은 삼원을 가리킨다. 즉 천원, 지원, 인원 즉 천간지지와 납음이다.

이상의 두 종류의 논의는 명리[추명]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천간, 지지와 납음을 인간의 이치[人理]와 비교하는 것이다.

현금의 사람들이 명을 논의하면서 삼명의 품은 뜻을 알지 못하니 어찌 명리에 능하다고 하겠는가?

 

이상은 백보천(1997)에 출판지 미상이나 서남사범대학에서 발행된명리해진삼명항목의 내용이다.

그런데삼명통회에는 서·발문을 통하여 삼명에 대하여 천명하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자평삼명통변연원의 발문과 비교된다. 이미 고전 명리학에 삼명이 통설화되었다는 징표일 것이다. 사고전서본(1781) 삼명통회제요에 의하면, 명사[명나라 역사] ‘예문지의 기록을 들어 회통이지 통회이지만 논의하고 있다.

 

이상이 명리학 상에서의 삼명에 대한 개략적인 정리이다. 그러나 도교 쪽에서의 삼명은 그리 간단한 과제가 아니다. 1993년 화하출판사에서 중국도교협회와 소주도교협회가 발간한도교대사전삼명항목에 의하면, 5 항목의 삼명을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1) 수명의 장수에 따라 120살을 상수로, 중수를 100살로, 하수를 80살로 나누고 있다. 2) 왕충의 논형:정명正命·수명隨命·조명遭命태상노군중경권하[··하의 하권]삼명즉 여자가 시집가는 다시 정해지는 1, 이사하거나 죽어서 다시 정하는 2, ‘좋은 신수身數’[수명, 자손부귀]을 얻거나 흉한 신수’[자손의 죽음, 빈곤]3, 3) 명리학의 삼명[위에서 설명한 부분], 4) 도교의 내단 과정의 정····, 5) 삼도명三度命:벌 받는 명, 병을 앓는 명, 과도한 욕망으로 인하여 병이 생기는 명

 

이와 같이 삼명은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이런 점에서 명리학상 핵심어의 하나인 삼명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출처: 공주대학교 구중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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